▲ 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신임 이사장
130년 역사의 코닥은 역사가 무색할만큼 빠르게 몰락했다. 디지털카메라 흐름을 읽은 니콘은 승리했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변화를 통한 '도전과 응전.' 최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한희철 고려의대 교수(생리학교실)가 내놓은 포부이자 키워드다.

29일 만난 그는 "기존 지식으로 로직을 만드는 건 기계도 한다. 의사의 역할은 최종 판단과 함께 기계들이 만들 수 없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변화의 길"이라 강조했다.

의학교육에 대해서도 "어떻게 교육할지도 중요하나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도 중요하다. 기존 지식만 가르치면 안 된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은 섬세한 조절을 원한다. 대학은 이런 걸 가르치는가? 앞으로는 시대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제적 교육을 해나가면 미래가 훨씬 풍요롭다. KAMC의 역할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데 대내외적으로 공감할 것"이라며 "협회의 본질은 의학의 중심이다. 현재 포커싱돼 있는 교육사업 외 의학교육 내실화 및 연구 활성화 등의 추가사업으로 협회를 변화시킬 것"이라 말했다.

한 이사장이 구상한 협회의 미래는 의과학자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의학연구를 활성화하는 것. 의대 졸업생의 해외진출 등 개별 대학에서 하기 어려운 점도 협회 차원에서 해결할 계획이다. 효율적 변화로 협회를 의료계의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다.

그는 "의학은 계속 발전하는데 교수나 개원의, 봉직의 등 역할에 따라 의협이나 병협 등으로 리딩 단체가 다르다. 의학 전반을 리딩하는 부분이 혼란스러운 듯한데, 그 역할을 KAMC가 해야 한다"며 "미국의 학장협의회(AAMC) 미션은 '모든 이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의학 커뮤니티를 리드하는 것'이다. 이처럼 KAMC가 의료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타진해볼 것"이라 밝혔다.

의학의 성장 방안을 마련할 계획도 드러냈다. 의학연구의 사령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이사장은 "대부분 의대를 졸업하면 진료를 봐 의학 연구는 축소된 편이다. 한 예로 10년 전 미국연수 후 돌아왔는데 보건복지부에서 주는 기초연구비가 사라져 있었다. 그동안의 결과물이 없어 없앴다고 했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라고 느꼈다. 예산이 없어지는 순간 한국 의학자들은 등을 돌려버리는 수밖에 없다. 정부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국립보건원(NIH)이 의학연구를 다 쥐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복지부와 산자부, 미래부 등에서 의학연구를 하겠다고 마구 공고를 낸다. 복지부에서 총괄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하니 낭비도 많고 상당히 어렵다"며 "일관되게 연구하기 어렵다는 게 노벨의학상이 없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의전원 제도를 만들며 정부가 MD PhD를 걸었는데 현재 축소돼 있다. 이를 도구화해서는 안 된다. 정착시킬 방안을 정부에 목소리를 내 설득할 것이다. 의학연구에 있어 대학원의 발전방향도 연구할 것"이라 덧붙였다.

한 이사장은 "KAMC는 실행력이 큰 집단이다. 정하면 한꺼번에 갈 수 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하면서 2년간 열심히 뛰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의 임기는 오는 9월 5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