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학술대회

의학 분야에서 ‘융합’이 성과를 내려면 기초의학자들이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천대 정명희 의무부총장은 11일 ‘융합의 시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학술대회에서 “의료계 융합기관의 리더는 MD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부총장은 융합체제의 장점을 ▲접촉과 소통의 기회가 많다 ▲인력과 예산 감축 ▲여러 분야 지식 습득과 안목 확대 기회 제공으로 꼽았다.

정 부총장은 “기초의학에서 한 연구가 거의 사장되고 일부만 실용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의사들이 의과학자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며 “기초의학 연구자들 중 PhD가 늘고 MD는 얼마 없다. 임상을 하는 의사는 늘고 있지만 교육과 연구에 종사하는 의사는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정 부총장은 그러나 연구를 하는 의사를 별도로 양성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부총장은 “PhD 트레이닝을 받으면 임상에 가더라도 다른 임상의사와는 다르다. 연구를 해본 의사는 임상을 하더라도 차별화된 임상을 할 것”며 “MD가 PhD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해도 기초만 하라고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연구를 PhD에만 맡기지 말고 MD가 주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의학에서 바라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KAMC 이종태 교육이사(인제의대)는 “기초과학 지식 습득은 전문가 임상추론 발달의 기반이 된다”며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이 의미 있는 통합학습(지식 조직화)이 될 때 전문가 문제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이사는 “미국은 임상실습 중에도 기초의학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도 임상실습교육 중 기초의학교육을 도입해 의학연구에 대한 탐구 동기를 유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의사양성 체계의 폐쇄성이 융합의학 발전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계의학교육연합회 안덕선 부회장(고려의대)은 “현재 의사양성 교육의 폐쇄성이 융합을 능가한다”며 “임상과 기초, 의국과 교실 간 경계가 뚜렷하고 분절돼 있다. 병원과 대학이 분리돼 있다. 이들을 융합한 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부회장은 “교육에서도 사회가 요구하는 것과 괴리돼 있고 시대착오적인 교육과정을 갖고 있다”며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리더십도 취약하다. 어떻게 고쳐볼까 모여서 회의를 하는 데 아직 미숙하다”고 지적했다.

안 부회장은 이런 교육 환경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비유해 “최순실이 한마디 해주기 전에는 절대 고쳐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